며칠전 인천에서 특별한 味食會가 열렸는데요. 모임의 주제는 바로....
△ 모임을 주최하신 앤디님 캐릭터(맛객 作)
사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참다랑어는 다소 어울리지 않은 주제일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모임의 주최자께서 자축할만한 일이 생겼다고 해서 무리를 하였습니다. 자 보시죠.
장소는 인천 간석동에 소재한 민영씨푸드였습니다.
△ 뽀르까 드 무르샤(2006)
식전주로 선택한 와인은 뽀르까 드 무르샤(2006 와인소믈리에이신 '카리스정님' 추천 와인입니다. 산지는 콜롬비아. 적절한 산미와 감미의 조화가 부담스럽지 않아 목넘김이 무난합니다. 식전주로서 탁월한 선택인 듯.
전채(ぜんさい/前菜)
<갈은(おろし)마즙과 순채(じゅんさい)를 곁들인 참다랑어도로>
마즙속에 들어있는 빨간 참치를 맛보니 오늘 나올 회의 질이 감 잡히네요. 무척 신선하고 깨끗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마즙 위에 수줍은 듯 놓여져있는 순채, 이것이 또 물건이네요. 순채를 감싸고 있는 점액질과 마즙이 어찌나 조화스러운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전채 한가지로 앞으로 나올 요리를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참치만큼은 기대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참다랑어 아까미 드레싱>
참다랑어 아까미를 직화로 아부리하여 신선한 샐러드를 곁들여냈습니다. 개운하고 깔끔한 아까미가 새큰달큰한 소스와 만나 입에 침이 고이게 하네요.
일품 요리(一品料理)
<할라피뇨와 우무를 곁들인 참다랑어도로사시미>
우무위에 참다랑어회를 올리고 스파이시한 멕시코고추 할라피뇨와 고수잎으로 데코한 요리. 장난치는 정도의 신미(辛味)와 해초의 풍미가 밋밋할 수 있는 사시미를 오락적인 맛으로 승화시키네요. 마지막에 고수잎의 향취가 맛을 완성시켜주는 기분입니다.
<우니와 이꾸라를 얹은 참다랑어도로타르타르>
참다랑어의 시원함에 우니(성게알)와 이꾸라(연어알)의 향과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서양식 참치육회요리라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더라는... 와인과의 궁합도 맞지 않아 여기서부터는 사케로 종목을 바꿨습니다. 먼저 <한국월계관> 사케부터 땄습니다.
△ 죠센 다루사케(左)와 겟케이칸(右)
죠센 다루사케는 산미가 주축이고, 겟케이칸은 감미가 주축을 이뤘는데요. 밸런스가 그리 만족스럽진 못하네요. 사케 초보자들은 무난하게 마실만 하겠네요. <한국월계관>이 한국 사케시장에서 선도자적 역할을 한 건 인정하지만, 요즘에 와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한계이죠. 때문에 이자까야같은 곳에서 사케리스트에 월계관 상품이 주로 보이면, 사케에 대한 업소의 공력이 바로 탄로나기도 하죠. 나에게는^^;
<미역,겨자스미소소스로 맛을 낸 참다랑어도로 스테이크>
미역과 스미소된장으로 만든 소스를 참치스테이크에 올렸는데요. 인기리에 팔려나갔습니다. 주최 측에서는 참치스테이크의 새로운 맛이라네요. 과언은 아닌 듯. 요리가 점차 흥분시키기 시작하면서 사케의 수준도 높혀갔는데요. <한국월계관> 제품에서 <니혼슈코리아> 제품으로 바꿨습니다. 니혼슈코리아에서 들여온 사케는 국내 여러 수입사중 맛객의 미각이 가장 선호하는 타입인데요. 닷사이시리즈, 구보타시리즈, 핫까이산시리즈, 코츠즈미 로죠하나아리 등 술명만 들어도 가슴 콩닥거리는 명주들이 많은 게 특징이죠. 가격이 조금 센게 부담이긴 하지만서두.
카리호 나마하게(刈穂 なまはげ)
제조사: 카리호주조 (아키타)
알콜함량: 15.5%
일본주도: + 7.0
정미율: 65% 이하
일본주도 +7에서 알 수 있듯, 초카라구치(강한 드라이)이지만 요리가 진해서 그런지 덜 드라이한 편이네요. 소주파가 사케 마시게 될 때 찾으면 적당하겠습니다. 라벨에 도깨비그림이라... 무척 인상적이죠? 한번 보면 절대 잊혀먹지 않을것만 같은.
오제끼 킨칸
상품정보: 불명
이 물건도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맛이죠. 요리와의 궁합도 까다롭지는 않구요. 개인적으론 생선회도 좋지만 오뎅요리나 야끼도리와 더 맞을 듯 싶기도. 그런 요리에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메인요리
<참다랑어(혼마구로) 모둠사시미>
드디어 메인이 나왔습니다. 100% 혼마구로 사시미. 중간중간 개운함을 느끼게 해 줄 아까미가 빠진 게 아쉽지만, 배부른 자의 푸념같죠? ^^ 보기만 해도 농진하게 보이는 건 축양(양식)이기 때문이죠. 소(牛)비교를 하자면 목초를 먹고 자라는 건 자연산참치, 곡물을 먹고 자라 근내지방도(마블링)가 뛰어난 건 축양참치쯤 되겠네요.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달근한 지방의 맛을 선호하는 입맛에는 축양이 제격이죠. 참고로 일반적인 물고기는 자연산이 더 비싸지만 참치만큼은 축양이 더 고가라고 하는군요. 왜일까요? 먹이 이 들어가 원가부담이 커서? 순도 높은 맛이 이유가 될지도.
카리호 로쿠슈(刈穂 六舟)
제조사: 카리호주조 (아키타)
알콜함량: 15.5%
일본주도: + 7.0
정미율: 65% 이하
혼마구로가 나오자 재빨리 술도 바꿨습니다. 좋은 요리에는 그에 걸맞는 술이 받쳐주어야 한다고 믿기에. 카리호주조의 기본에 충실한 카리호 로쿠슈입니다. 이 물건에 대한 설명을 수입사 홈페이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네요.
술을 짤 때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고급 청주 타입의 술은 빚어진 술을 후네(눈이 고운 면 주머니)에 넣고, 배처럼 생긴 용기에서 압착하여 짜냅니다. 반면에 일반적인 청주는 기계식 압착기에 짜게 되는데, 카리호는 모든 술을 여섯 대의 '후네' 에 짜고 있기에 술의 이름이 '六舟' 즉 여섯대의 배라 하였습니다. 상큼하고 은은한 과실의 향과, 부드러운 단맛과 깔끔함이 특징입니다.
(출처/니혼슈코리아 홈페이지_http://www.nihonshu.co.kr/)
△ 카리호 로쿠슈(刈穂 六舟)
사케는 맛에 있어 마시기에 부담이 없는대신 요리와의 궁합이 특히 중요한 술입니다. 아무리 좋은 사케라고 하더라도 요리와 궁합이 맞지 않는다면 중저가 술이 될 수도 있죠. 그게 사케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소주. 참 대단한 술인 듯, 모든 한국요리와 맞으니까요. ^^
카리호 로쿠슈는 긴죠슈임에도 불구하고 무겁지가 않고 깨끗한 편이네요. 앞선 술에 비해 확실히 밸런스도 좋구요. 이만하면 농진한 참치를 떠받드는데 부족하진 않을 것 같네요. 자~ 이제 참치와 사케를 즐기는 일만 남았네요.
최고급 축양참다랑어의 모든 것이네요. 풀코스라는 주제에 걸 맞는 차림이라고나 할까요. 가마/오도로/주도로/세도로/아까미 등등... 보통 지방이 흘러내린다고 하잖아요. 이넘들은 무너져내린다고 표현해야 할것만 같네요. 어찌나 신선한 육즙이 풍부하게 담겨있던지요. 몇점만에 바로 아까미가 그리워질 정도라는.... 누군가가 참치의 끝은 아까미라고 하더군요. 그 말은 곧 대미필담(大味必淡)과 동의어죠. 진정한 참맛은 담백함에 있다는... 무수히 많은 맛을 접하고 나서 미각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고 나면 이 말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엔 눈다랑어大대가리가 등장했습니다. 곧 해체시연이 펼쳐지겠네요. 아래는 <눈다랑어 特大가리 모듬>의 일부.
대가리에서 나온 정수리살, 해동이 덜 되어 이 상태로 먹으면 딱딱하고 차갑기만 하죠. 여럿이 먹을 때 이 상태로 나오면 항상 곤란하더군요. 기다렸다 먹으면 간단한데 어디 다른 동석자들 맘이 다 내맘같나요? 혼자서 해동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내 차지가 안오겠고, 그냥 먹자니 미각이 울고....
눈 주위 시신경살
대가리에서도 참 다양한 부위가 나오죠. 눈살,볼살,정수리살,입천정살 등등... 개인적으로 대가리살은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다만 눈 주위에서 나오는 시신경살은 괜찮더군요. 적당한 기름이 붙어있어 감칠맛과 개운한 맛, 보드라움과 쫄깃함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죠.
스페셜요리
<참치통대가리 오븐찜구이>
△ 눈 주위의 몰캉한 부위를 숟가락으로 떴다
혼마구로 스페셜코스의 스페셜은 과연? 요리시간만 3시간이상 걸릴 정도로 공력을 들였다고 하는데요. 참치대가리를 진흙으로 감싸 오븐에 구워냈습니다. 나오자 마자 맛객이 가장 탐한 부위는 눈이었는데요. 눈과 주변의 지방이 녹아 흘러 농진하게 고여 있는 걸 숟가락으로 떠서 먹었더니.... ㅎㅎ
탄수화물도 섭취할 겸 스시를 엔딩요리로 해서 자리를 마쳤습니다. 미식시간을 위해 애써주신 앤디님과 실장님, 그리고 관계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더욱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알림]원래 이 업소의 메뉴에 참치가 있긴 합니다만 위에 소개된 음식들은 모임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혹, 문의사항이 있다면 민영씨푸드 박정민대표(032-442-2008)에게 문의바랍니다.
옥호: 민영씨푸드
주소: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195-2
전화: 032-442-2008
메뉴판과 더 많은 생선회사진 보시려면 민영씨푸드 생선회사진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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