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그리고 새벽
늦은 잠을 청하였다.
새벽녘 자동차 경적소리가 유난히도 길~게 울렸다.
그소리에 잠을 깬 나는 "우라질 중국 넘들"험한소리가 입안에서 팽그르 생겨났다
내 입안의 소리를 들었을까 연이어 다른경적소리들이 평소보다 더욱 크고 길게 울려댄다.
숙소로 홀애비 몇명이서 술과 안주를 잔뜩 들고 들이닥쳤다.
나가서 간단히 먹고와도 됨직한데 썩 내키지 않는 회사분위기가 마음에 걸렸는지 집안으로 준비했다
이런저런 영양가 없는 얘기들 그렇지만 한편으론 그럴듯한 얘기들 모두가 삶의 애환이리라
집자랑에 애들자랑 또한 자기 와이프는 자기말 한마디면 꺼뻑 한다는둥 회사일 남의일 나라일 더 나아가서는 세상 모든일들 통달한듯 읊어 댄다 참으로 힘없는 40대 중년들의 비애를 짐짓 허풍으로 날려보낸다
술떨어지고 씹을거리 떨어진 홀애비들은 각자의 잠자리로 돌아들 갔다
방 정리를 대충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2시가 넘어가는데 쉬 잠을 부르지 못한다
어설픈 술한잔 그들의 세상 얘기가 머리속을 어지럽힌다
빵빵거리는 경적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깜빡잠을 다시 청하고 일어나 창문 커텐을 젗히니 세상이 안보인다 아니 없어진것 같다
안개가 모든 세상을 가져가 버렸다
오죽이나 보기 싫었으면 안개가 세상을 다 가져갈까
"우라질 중국넘들'하고 운전자들에게 욕한게 괜히 미안해진다
시계거리가 3 미터도 안되니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소용없고 오로지 경적소리와 육감으로만 운전을 해야 한다
우리 형제자매 친구 동료들 일자리마저 다 뺏어다 자기들 밥벌이에 혈안이 되있는 거대한 공룡 중국
오늘하루는 잠들게 할수 있으려나 보다.